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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조코비치, 스타의 품격 향기
US오픈 테니스대회는 무관중 대회로 선수들이나 관중하는 사람들이나 흥미를 반감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더욱 더 재미있는 대회로 생각이 되었다.
박진감이 넘치는 선수들의 활기찬 모습과 다양한 테크닉을 보면서 정말 메이저대회는 뭔가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는 코로나19 사태 속 스타 플레이어가 다수 불참해 짙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그런 와중에 오사카 나오미와 노박 조코비치가 스타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줘 화제다.
‘브리오나 테일러.’
오사카가 1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US오픈 여자 단식 1회전 코트에 입장하면서 착용한 마스크에 적힌 이름이다.
테일러는 지난 3월 미국 켄터키주에서 경찰 총격에 세상을 떠난 흑인 간호사다.
오사카 나오미가 지난 3월 미국 켄터키주에서 경찰 총격에 세상을 떠난 흑인 간호사 브리오나 테일러의 이름이 적힌 마스크를 쓰고 US오픈 단식 1회전 코트에 등장했다.
2018년 이 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오사카는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었다.
이 경기가 전 세계로 중계될 텐데 혹시 테일러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이 경기를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흑인 희생자의 이름을 마스크에 새긴 이유를 설명했다.
오사카는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에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는 스포츠 스타 중 하나다.
그는 인구 95%가 흑인인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지난달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비무장 상태로 경찰이 쏜 총에 맞았을 때도 오사카는 항의의 표시로 미국 뉴욕에서 진행 중이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웨스턴앤서던오픈 준결승에 기권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오사카는 주최측에서 준결승 일정을 미뤄가면서 설득하고서야 불출전 의사를 철회했다.
당시 “테니스에서도 누군가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심사숙고한 결과 내가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을 뿐”이라는 소신 발언을 남겼다.
그리고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문구가 쓰인 검은 티셔츠를 입고 4강전 코트에 등장, 완승을 따냈다.
이날 도이 미사키를 누르고 US오픈 2회전에 오른 그는 “이번 대회 이런 마스크를 7개 준비했다.”며 “결승까지 진출해 나머지 6개도 모두 보여주고 싶다.”고 소망했다.
한편 조코비치는 다른 의미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있는 대회 상황을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로 풍자, 팬들에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같은 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다미르 주머를 3-0 완파했다. 경기가 끝나고 상대와 인사를 나눈 뒤 코트 한가운데서 텅 빈 관중석을 향해 승리의 기쁨을 팬들과 나누는 듯 세리머니를 펼쳤다.
웃음을 참는 듯한 표정을 지은 조코비치의 행위는 소위 ‘몸개그’에 가까웠다.
평소 다른 선수들을 익살스럽게 흉내 내거나 웃긴 몸동작을 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곤 했던 조코비치답다.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2연속 우승과 2년 만의 US오픈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