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에세이

실력향상을 위해 라켓을 바꾸세요.

예전이고 좀 오래 된 이야기이다.

저는 전국대회 10회 이상 우승한 클럽 회원에게 “테니스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그 회원은 “라켓을 과감하게 바꾸세요.”라고 한다.

일리가 있는 말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저의 테니스 라켓은 젊은 선수들이 선호하는 빵 작은 헤드 라켓이다.

왜 이 라켓을 선택하고 사용했는가?

사연이 많다.

동호인 대회에 출전하면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 이러한 라켓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저의 또 다른 클럽에서 최고로 테니스를 잘 하는 회원도 이 라켓을 사용했다.

그리고 제법 성적을 내는 잘 아는 선수도 이 라켓을 사용하고 있었다.

스포츠샵에서 테니스를 잘 아는 사장도 이 라켓은 저에게는 무리라고 하며 다른 라켓을 추천을 해 주었다.

그러나 다른 라켓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를 어쩌겠는가!

한번 좋아진 라켓, 매력으로 보이는 라켓, 과감하게 이 라켓을 두 자루를 구입했다.

그런데 저에게 너무 잘 맞는 라켓 같았다.

탑스핀, 트위스트 서브를 넣을 경우 헤드가 아주 원활하게 돌아가고 포핸드 와이프 스윙도 자유자재로 되는 것 같았다.

저 손에 꼭 맞고 파워도 넘치는 최고의 라켓이었다.

저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주로 프로들이 구사하는 트위스트 서브, 와이프 스윙 포핸드와 백핸드 드라이브에 무척 매료되어 있을 때였다.

저는 트위스트 서브를 배우기 위하여 여러 코치를 거쳤지만 변 코치가 제대로 원리부터 시작하여 정확한 기술을 전수해 주었다. 트위스트가 먹히는 볼에 너무 신기하여 매일 두 박스씩 서브 연습을 하고 혼자서 만면에 미소를 지어 보기도 하였다.

“그래, 이 서브야, 게임에서 이 서브를 받으려면 아마 곤욕을 치루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밤 12시가 넘은 시각, 아무도 없는 코트에서 서브 연습을 하고 있었다.

코트 라이트를 켜면 너무 밝을 것 같아 켜지 않고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하여 서브를 연습하였다.

볼을 공중으로 띄어 볼이 내려오는 순간, 볼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몇 번을 연습을 하니 그 볼을 정확하게 임팩트가 가능하였다.

“이게 무슨 변고야, 심 봉사가 바둑을 두나?”, "하하하“ 정말 귀신 곡할 노릇이었다.

한 박스를 다 연습하고 몇 개가 남았을 때 제법 서브가 잘 들어가고 있었다. 이제 몇 개만 더 하고 뿌듯한 기분이 되려고 하는 순간, 라켓이 볼에 임팩트 되자, “찌리리”라는 느낌과 함께 바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시 서브 연습을 하려고 하는데 더 이상 볼을 칠 수가 없었다.

아, 이것이 어깨가 작살나는 징후였던 것이다.

저는 어께 부상으로 거의 6개월을 쉬고 다시 볼을 치기 시작하여 2개월도 못 되어 완전히 작살나고 말았다.

어깨 수술을 하고 또 다시 6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러고 보면 거의 1년을 테니스와 이별하고 있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관심을 보이며 아니, 라켓에 관심을 보이며 라켓 때문에 어깨 부상을 당했단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로는 라켓의 영향도 있겠지만 트위스트 서브, 와이프 스윙을 무리하게 연습한 요인이 가장 큰 것 같았다.

클럽 회원들과 다른 선수들, 심지어는 코치까지 저에게 라켓을 교체하라고 권유했다.

지금 사용하는 라켓은 저의 연배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 빵이 크고 자신의 힘보다는 라켓의 힘에 의존하여 파워를 낼 수 있는 라켓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50세 이상, 또는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라켓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어깨 부상이 라켓의 영향이 많다고 하면서 이구동성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이러한 라켓을 조금 사용해 보면 잘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라켓이 제일 좋은 것 같았다.

그리고 별 무리가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또 다시 라켓을 바꾸는 대변혁이 일어났다.

작년, 전국교수 테니스대회에 나가기 전에 빵이 좀 크고 발리 위주의 라켓으로 바꾸었다.

강한 스트로크보다 네트로 접근하여 발리 플레이를 하는 발리와 스매시로 모든 게임 패턴을 바꾸었다.

그리고 전국교수 테니스대회 일반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