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은 새역사를 썼다

  • 정동화
  • 2022-02-01 10:49:23

나달은 새역사를 썼다.

 

스페인의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이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호주오픈 결승전에서 대역전승을 거두고 통산 메이저 21승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 치웠다.

 

올해 36살이 된 세계 5위 나달 선수, 10살 어린 세계 2위 메드베데프에 초반 주도권을 빼앗기며 첫 2세트를 내줬다.

이 때만 하더라도 메드베데프가 3:0으로 이길 것 같았고 게임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나달은 게임을 브레이크 하고 그 다음 게임을 지키는데 실패했고 서브의 한 방 에이스가 없어 답답했다.

반면에 메드베데프는 자신의 서브권은 안정되게 따는 것으로 보아 나달에게는 게임이 어려울 것처럼 보였다.

 

2세트가 끝난 후, 확률로 4%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승률, 거의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다.

저는 잘 아는 지인에게 게임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래도 3:0으로 나달이 질 것 같다고 했다.

 

노장 나달은 유독 호주오픈에 인연이 없었기에 이번에도 우승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달은 지난 2009년 이후 무려 13년간 호주오픈과 인연이 없었다.

나달은 '흙신'으로 불리면서 클레이코트에서 유독 강하지만 호주오픈과 같은 하드 코트 경기장에선 맥없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나달은 벼랑 끝 위기에서 엄청난 저력을 발휘했다.

3세트 중반부터 차근차근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고 3세트 5번째 리턴 게임을 가져가며 반격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메드베데프는 효과적이지 않은 드롭샷을 자주 시도했다.

이는 대부분 나달의 포인트로 이어졌다.

결국 나달이 4세트까지 가져갔고 운명의 5세트에서 나달은 게임점수 6-5에서 맞은 12번째 게임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최근 호주오픈 4차례 준우승 징크스마저 털고 감격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나달은 현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와 사실상의 2강 체제를 굳혔다.

불혹을 넘긴 41세 로저 페더러의 경우 최근 부상과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진단이다.

페더러는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이 2003년 윔블던 대회일 만큼 오랫동안 제왕으로 군림해왔다.

 

이로써 역대급 1인자에 나달이 먼저 다가서게 됐다.

나달은 나이가 들어서도 클레이코트(흙 코트)의 제왕답게 특정 코트에서 절대적인 강점을 유지하고 있어 이어지는 프랑스오픈도 기대해볼 만하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치러지는 프랑스오픈에서만 13번이나 우승했다.

클레이코트 통산 46443(승률 91.52%)로 독보적인 존재다.

 

21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확정한 나달은 한 달 반 전만 해도 투어에 복귀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는데 우승하게 돼 어느 때보다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3세트부터 상대가 조금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고 강력한 특유의 스트로크로 분위기를 바꾸더니 3, 4, 5세트를 내리 따내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결국 대회 결승전 사상 2번째로 긴 5시간 24분의 혈투 끝에 32 역전승을 거둔 나달 선수,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호주오픈에서 2번째, 4대 메이저 대회 통산 21번째 우승으로 페더러와 조코비치를 제치고 역대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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